지난 2월부터 하루에 하나씩 TIL(Today I Learned) 노트를 쓰고 있습니다. 반년쯤 지나서 폴더를 열어봤더니 마크다운 파일이 130개 넘게 쌓여 있었는데, 그중 절반 가까이를 다시 찾아본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

문제 상황

시작은 단순했습니다. 회사에서 겪은 삽질이나 새로 배운 걸 그날그날 한 파일로 남기면 나중에 검색해서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.

til/
├── 2026-02-03-coroutine-supervisorjob.md
├── 2026-02-04-gradle-version-catalog.md
├── 2026-02-05-git-rebase-onto.md
...

문제는 두 달쯤 지나고 나서 드러났습니다. 비슷한 내용을 또 겪었을 때 "이거 예전에 정리한 적 있는데" 하는 감각은 남아 있는데, 정작 파일을 찾으려면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.

$ grep -rl "supervisorJob" til/
til/2026-02-03-coroutine-supervisorjob.md
til/2026-04-17-flow-catch-supervisorjob.md
til/2026-06-02-viewmodel-scope-cancel.md

셋 다 관련은 있는데 서로를 참조하지 않아서, 세 번째 파일을 쓸 때 첫 번째 파일 내용을 그대로 다시 썼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.

원인 분석

파일을 날짜순으로만 쌓다 보니 생긴 문제였습니다. 파일명에 날짜가 들어가 있어서 "언제 뭘 배웠는지"는 바로 알 수 있었지만, "이 주제에 대해 뭘 알고 있는지"는 파일 130개를 순서대로 훑기 전엔 알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.

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트를 쓸 때 기준이 "오늘 뭘 했나"였다는 점입니다. 주제 중심이 아니라 시간 중심으로 기록하다 보니, 같은 주제가 여러 날짜 파일에 흩어지는 게 당연한 결과였습니다. TIL이라는 형식 자체가 "매일 하나씩"을 강조하다 보니 정리보다 기록 자체가 목적이 되어 있었습니다.

해결 과정

날짜별 파일은 그대로 두고, 주제별 인덱스 파일을 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.

til/
├── 2026-02-03-coroutine-supervisorjob.md   (원래 있던 날짜별 기록)
├── ...
└── topics/
    └── coroutine-cancellation.md            (새로 만든 주제별 인덱스)

topics/coroutine-cancellation.md에는 관련 있는 날짜별 파일을 링크와 한 줄 요약으로 모았습니다.

# Coroutine 취소 관련

- [2026-02-03](../2026-02-03-coroutine-supervisorjob.md): supervisorJob은 자식 실패를 부모에 전파하지 않음
- [2026-04-17](../2026-04-17-flow-catch-supervisorjob.md): Flow에서 catch가 취소 예외까지 삼켜서 문제 생김
- [2026-06-02](../2026-06-02-viewmodel-scope-cancel.md): viewModelScope는 onCleared 시점에 자동 취소됨

## 결론
supervisorJob은 실패 격리용이지 취소 전파를 막는 용도가 아님. 취소는 정상적으로 전파됨.

새 TIL을 쓸 때 규칙을 하나 추가했습니다. 파일을 저장하기 전에 관련 주제 인덱스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, 있으면 거기에 링크만 추가합니다.

$ grep -l "coroutine" til/topics/*.md
til/topics/coroutine-cancellation.md
til/topics/coroutine-testing.md

인덱스가 없는 새 주제면 그때 새로 만듭니다. 이 규칙 하나만 추가했는데도 6월 이후로는 같은 내용을 두 번 쓰는 일이 없어졌습니다.

결론

TIL 노트를 반년 쓰고 나서 든 생각은, 매일 기록하는 습관보다 기록을 나중에 찾아 쓸 수 있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. 날짜별 기록은 "그날 뭘 배웠는가"를 남기는 데는 좋지만, 그 자체로는 지식이 쌓이지 않습니다. 주제별로 다시 묶어주는 최소한의 인덱스가 있어야 예전에 정리한 걸 다시 찾아 쓸 수 있었습니다. 지금은 새 노트를 쓸 때 "오늘 뭘 배웠나"보다 "이거 어느 주제 인덱스에 들어가야 하나"를 먼저 생각합니다.